추분 9/23: 한 해에서 낮과 밤이 가장 평평한 날, 왜 '분'이라고 부를까
저녁 6시 반에 장 보러 내려갔는데 하늘은 아직 밝았고, 해는 이미 건물 반대편으로 기울어 있었다. 돌아와 달력을 넘겨 보니 2026년 9월 23일, 추분이다.
이 절기가 "분"이라고 불리는 것은 아무렇게나 붙은 이름이 아니다. 한대 동중서는 《춘추번로(春秋繁露)》에서 이렇게 풀이했다. 추분에는 "음과 양이 반씩"이므로 "낮과 밤이 고르고 더위와 추위가 평평하다"는 것이다. 낮과 밤의 길이가 거의 같고 덥고 추운 정도도 비슷하다는 뜻이다(이 구절은 절기 특집에서 자주 인용된다). 한 해에 이런 날은 이틀뿐이며, 춘분과 추분이다. 이날은 일본에서도 공휴일 "추분의 날(秋分の日)"이고, 법이 부여한 뜻은 "조상을 공경하고 고인을 기리며 떠올리는 일"이다(일본 내각부 "국민의 축일" 설명에 따름).
옛사람들은 추분을 다시 세 후로 나눠 《월령칠십이후집해(月令七十二候集解)》에 적었다. 첫 후는 "우레가 소리를 거두기 시작한다", 둘째 후는 "겨울잠 자는 벌레가 집을 막는다", 셋째 후는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이다. 책의 첫 후 풀이는 아주 그림 같다. 우레가 2월 양기 속에서 소리를 내다가 8월 음기 속에서 "소리를 거둬 땅으로 들어가면 만물이 따라 들어간다"는 것이다. 우레라는 일은 이날부터 문을 닫아야 하는 셈이다.
추분은 "달에게 절하는 정식 날"이기도 했다. 주대에는 "천자가 봄에는 해에게, 가을에는 달에게 제사한다"는 예제가 있었고, 《예기·제의》의 "해는 단에서 제사하고 달은 구덩이에서 제사한다"는 구절이 바로 이 제도다. 진·한 이후에도 역대 왕조에 추분 달 제사의 예가 있었고, 명·청에 이르면 황제가 달에게 제사한 단이 지금의 베이징 월단 공원이다(명 가정 9년인 1530년에 처음 세워졌다). 훗날 달 제사 시기는 음력 8월 15일 중추절로 옮겨 갔는데, 널리 퍼진 설명 하나는 추분 당일의 달이 반드시 둥글지는 않아서 사람들이 달이 가장 둥근 밤을 더 좋아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분"이라는 글자가 주는 느낌이 "도착"과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추분은 "가을이 왔다"가 아니라 "가을이 절반을 지났다"이다. 그래서 이날에는 한 가지 일이 더 어울린다. 진도를 점검하는 것. 거둘 것을 다 거뒀는지, 말릴 것을 다 말렸는지, 몸은 아직 여름의 생활 리듬으로 달리고 있지 않은지. 《황제내경(黃帝內經)》은 가을 석 달의 생활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닭과 함께 움직인다"고 적었는데, 여름의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난다"와 정확히 반대 방향이다.
占卜迷指에서는 추분 전후에 "올해 남은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까"를 묻기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질문은 앉아서 계산해 볼 만하다. 처지를 또렷하게 쓰면 시스템이 알맞은 방법을 추천하고, 명반 작성·해석·내보내기를 거쳐 남은 기간의 변수를 펼쳐 놓고 보게 해 준다.
출처
- 인민일보 해외판(샤오팡, 2018년 9월 24일: 《예기·제의》의 "해는 단에서 제사하고 달은 구덩이에서 제사한다", 역대 추분 달 제사 예제와 베이징 월단): http://paper.people.com.cn/rmrbhwb/html/2018-09/24/content_1882922.htm
- 《월령칠십이후집해(月令七十二候集解)》(추분 삼후 원문과 포씨 주, 위키문고 고전 원문): https://zh.wikisource.org/wiki/%E6%9C%88%E4%BB%A4%E4%B8%83%E5%8D%81%E4%BA%8C%E5%80%99%E9%9B%86%E8%A7%A3
- 《황제내경·소문·사기조신대론》 가을 석 달 생활("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닭과 함께 움직인다", 위키문고 고전 원문): https://zh.wikisource.org/wiki/%E7%B4%A0%E5%95%8F
- 일본 내각부 "국민의 축일" 공식 설명(추분의 날 2026년 9월 23일): https://www8.cao.go.jp/chosei/shukujitsu/gaiyou.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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